[갈등, 노래로 푼다] “노래하면 복이 옵니다”
[스타트뉴스=최문갑 기자]
가수 문규리씨
“노래하면서 얼굴을 찡그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노래하면서 싸움을 하는 이도 없죠. 노래하면 복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가수 문규리씨에게 노래는 ‘행복’이다. 그는 노래를 부르니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에게 노래는 어릴 때부터 ‘주특기’였다. 어린 시절, 그는 동네 어른들에게서 노래 한 곡 불러보라는 주문을 수시로 받으면서 성장했다. 학창시절에도 친구들이나 선생님에게서도 비슷한 얘기를 들으며 생활해왔다.
그러나 정작 가장 가까운 가족들은 그의 노래를 별로 달가와하지 않았다. 청소년기에는 문씨가 노래한다는 이유로 그의 아버지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그의 노래 본능을 막진 못했다.
마침내 문규리씨는 노래를 맘껏 할 수 있는 반전의 기회를 맞게 된다. 바로 결혼이었다. 중매로 만난 남자친구가 문씨의 노래실력을 알아보고 노래 판(앨범)을 내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결혼 후 문규리씨는 신나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가수의 길로 바로 들어선 것은 아니다. 실컷 노래를 부르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그에겐 ‘화장품 방문판매 카운슬러’가 딱이었다. 짭짤한 수입을 올리면서 하고 싶은 ‘가수’로 가는 길이라고 보았다. 직업의 특성상 매우 자유로운 ‘화장품 카운슬러’는 노래 부르는 자유도 무제한으로(?) 허용했다. 어디서든, 누구 앞에서도 언제나 노래할 수 있는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문규리씨를 둘러싼 심상치 않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화장품 카운슬러’로서의 문규리보다는 ‘가수’ 문규리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 팬들이 늘어나면서 한 색소폰 동호인 모임에서는 그를 회원으로 초청했다. 이 모임은 문규리씨의 본격적인 노래 ‘무대’가 되었다.
“가수로 들어선 느낌을 받았어요. 취미 정도로 여겼던 노래를 제대로 불러야하겠다는 생각도 이 때부터 하게 됐지요.”
드디어 그의 노래가 터져 나왔다. 그의 곡 ‘불타는 밤’이다. 실질적인 가수로 데뷔한 2013년 내놓은 노래다. 데뷔곡 치곤 행운이었다. 가요계의 유명인인 김기범 작사-작곡이기 때문이다. ‘불타는 밤’의 가사를 보자.
“노을이 불타는 작은 섬 바닷가에서
우연히 만난 멋쟁이 그 남자
바다가 보이는 찻집에 마주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사랑은 시작됐네
음악에 취해 사랑에 취해 부서지는 이 마음
젊음이 불타는 아름다운 밤이여
달빛 아래 두 그림자 별빛 아래 두 그림자
마주 잡은 두 손 정들어 가는데
해변의 벤치에서 사랑을 속삭이는
깊어가는 불타는 밤이여
깊어가는 불타는 밤이여”
문씨는 낭만과 사랑이 가득한 노래를 부르게 돼 무척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토록 갈망해오던 ‘가수’가 되고, 그의 ‘곡’을 갖게 된 현실이 꿈같다고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인생이 그렇듯 그의 삶도 마냥 ‘낭만적’이지 않았다. 20년 전 30대 초반의 여동생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두 번째 그의 곡인 ‘슬픈 약속’을 부를 때마다 그는 동생을 떠올리며 통곡한다고 전했다.
문규리씨의 세 번째 곡은 ‘어쩌면 좋아’다. 곧 나올 예정인 곡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상태를 묘사한 노래라고 설명한다.
“제 노래를 단 한 사람이라도 좋아하신다면 그걸로 족합니다.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이죠.”
그는 “노래를 열심히, 잘 부르는 가수로 인정받고 싶다”면서 “자신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거움으로 애간장을 태우게 하는 가수가 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규리씨가 2018년 받은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최문갑 finechoi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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